조선일보의 보도 편향과 유튜브 쇼츠의 일체화 현상

2025년 10월 14일, 조선일보는 국제면에 다음과 같은 제목의 기사를 실었다.

“콩도 있다… 중국, 미국산 수입 끊어버려”
“중국, 미국산 콩 수입 끊었다”
[관련기사]

표면적으로는 미·중 무역 갈등을 다룬 기사이지만, 제목의 선택은 중국을 ‘일방적 가해자’로 묘사하는 데 집중되어 있다. 기사 본문은 비교적 사실 관계를 충실히 담고 있으나, 제목과 리드문이 유도하는 인식은 ‘중국의 무역 보복’이라는 단선적 프레임이다. 이와 같은 구성은 독자의 감정적 반응을 자극하기 위한 선택으로 보이며, 복합적 경제 구조나 한국의 실질적 이해관계는 배제되어 있다.

1. 보도 구조의 문제: ‘사실 보도’와 ‘프레임 보도’의 경계

기사 내용에 따르면, 중국이 미국산 대두(콩) 수입을 줄인 것은 트럼프 행정부 시절 시작된 미국발 관세전쟁의 여파다. 다시 말해, 이 사태의 근원은 미국의 고율 관세 정책이며, 중국은 이에 대한 대응이다. 그러나 기사 제목은 이러한 맥락을 삭제하고, 중국의 행위를 ‘수입 중단’이라는 공격적 표현으로만 제시했다.

독자 대부분이 제목만 보고 기사를 넘기는 현실을 감안하면, 이는 사실상 ‘의도된 오해’를 조장하는 행위에 가깝다. 경제 보도라면 최소한 다음과 같은 균형적 맥락이 포함되어야 했다.

이러한 분석이 빠진 보도는 국제 경제를 정치적 편향의 도구로 전락시킬 위험이 있다.

2. 수입 단가 비교로 본 ‘한국 언론의 침묵’

2025년 10월 기준, 미국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거래되는 대두 가격은 1부셀(27.2kg)당 13.72달러, 즉 100g당 약 72원 수준이다. 반면 한국의 주요 온라인 유통망인 쿠팡에서는 미국산 콩 9kg이 34,200원, 100g당 380원에 판매되고 있다. 여기에 유통·가공·물류비를 감안하더라도 과도한 마진 구조를 의심할 만한 가격이다.

이런 현실을 감안하면, ‘중국이 미국산 콩 수입을 끊었다’는 보도보다 훨씬 중요한 문제는 ‘한국 소비자가 왜 이렇게 비싼 콩을 사야 하는가’일 것이다. 그러나 국내 언론은 이 부분에 침묵하고 있다.

교묘한 것은, 미국산 대두콩은 2025년 10월 현재 톤 당 500달러 정도인데, 중국이 새롭게 수입하는 아르헨티나산 대두콩은 톤 당 400 달러 수준으로 약 100 달러의 차이가 있다. 오히려 한국이 미국에서 비싼 값에 콩을 구매하면서도 강압적인 투자 압박을 받는 게 문제 아닌가?

중국이 미국보다 더 싼 가격에 공급하는 아르헨티나산 대두콩을 수입하는 것에 시비를 할 거면, 한국 언론사가 중국정부가 미국 콩을 수입해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차액 100달러를 부담한다면 모를까, 상관할 일이 아니라고 본다. 그냥 한국만 '성조기 든 얼간이 소비자'를 구실로 미국에서 높은 가격에 대두콩을 수입하면 된다.

3. ‘반중’ 프레임의 자동화: 유튜브 쇼츠와의 일체화

최근 우파 성향의 유튜브 쇼츠 영상들은 이러한 언론 프레임의 영향을 받아 더욱 단순화된 감정의 언어로 반중 노선을 추구하고 있다. 중국 유튜버들이 자국 기술력이나 산업을 소개하는 영상들까지도 ‘과장된 애국주의’로 몰아가며, 이를 조롱하거나 비난하는 콘텐츠가 하루에도 수십 건씩 업로드되고 있기 때문이다.

이 현상은 단순한 개인의 표현 자유를 넘어, 언론과 유튜브 콘텐츠가 반중 정서를 중심으로 결합된 ‘정보 생태계의 일체화’를 보여준다. 흥미롭게도, 이런 반중 콘텐츠가 늘어날수록 북한 비하 영상은 줄어들고 있는 점이다. 이는 동일한 제작 집단이 대상만 교체한 채, 지속적으로 ‘외부의 적’을 상정해야 존재 의미를 유지한다는 것을 시사한다.

이런 행태의 근원에는 ‘미국의 이익’이 자리 잡고 있다. 미·중 대립을 경제적·지정학적 이익의 도구로 활용하는 미국의 시각이 한국의 여론 시장에까지 이식된 결과로 볼 수 있다. 그러나 근본적인 문제는 북한을 위한 간첩 활동 만을 처벌하는 편향된 법의 문제가 있다.

현재 한국의 법은 미국과 일본을 위해 간첩 활동을 하는 것은 처벌하지 않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국가 핵심 기술자가 북한으로 이주해 일한다면 처벌 대상이지만, 미국이나 일본으로 이주해 일하는 것은 처벌 대상이 아니다.

4. 미국의 책임과 한국 언론의 모순

J.D. 밴스 미국 부통령은 최근 폭스뉴스 인터뷰에서 “중국이 이성적인 길을 택하길 바란다”며 “미국 대통령은 중국보다 훨씬 더 많은 카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사실상 협박성 발언이다. 미국이 무역 분쟁의 당사자이자 촉발자임을 스스로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한국의 주요 언론들은 이러한 맥락을 전달하지 않은 채, 미국의 시각을 사실상 그대로 전재하고 있다. 그 결과, 독자에게는 ‘중국이 일방적으로 미국산 콩 수입을 끊었다’는 단편적 인상만을 남게 된다. 이는 언론의 중립성 결여이자, 한국 사회가 스스로의 경제적 위치를 냉정히 성찰하지 못하게 만드는 구조적 문제다.

아울러 대두콩을 중국보다 월등히 비싼 가격에 수입하면서 미국에게 조리돌림을 당하는 얼빵한 국가임을 자임하는 셈이다. 미국 지식인들이 이런 한국의 모습을 얼마나 비웃을지 생각하면 얼굴이 화끈거린다. 조선일보는 한국의 대표 언론사로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5. 결론: 프레임 언론의 시대, 한국 독자의 과제

한국은 미·중 갈등의 일방적 편승보다 자국의 식량·무역·산업 이익을 우선시해야 한다. 그 첫걸음은, 언론이 국제 이슈를 ‘외교적 대결 구도’가 아니라 경제 구조 분석의 시각으로 다루는 것이다.

조선일보의 이번 사례는 단순한 기사 하나의 문제가 아니다. 이는 한국 언론이 여전히 ‘편향된 시선의 이익 구조’ 속에 갇혀 있음을 보여준다. 더불어 유튜브 쇼츠와 같은 감정 기반 플랫폼이 그 왜곡된 시선을 대중적 정서로 확대 재생산하고 있다는 점에서, 이 문제는 언론학적·사회문화적 수준에서 함께 다뤄져야 한다.